Page 43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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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인용하였다. 눈을 가리는 티끌을 제거하듯 일념의 망상을 제거해
변함없고 항상한 진여본성을 확연히 증득하는 것, 이것이 구경무심이고
견성이다. 영명 스님의 논지를 요약해보자. 첫머리에서 견성하면 곧 구경
무심으로 병이 없으면 약이 필요 없듯이 일체 방편이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능가경』을 인용해 무심의 참뜻을 밝히고, 조사
스님들의 말씀을 인용해 망멸증진妄滅證眞, 즉 일체 망념이 다 사라지고 진
여본성을 증득하여 융통자재하게 된 것이 견성임을 밝혔다. 돈오점수설의
근간이 되는 보조 국사의 『수심결』에서는 얼음의 본성이 본래 물이었음을
알듯 중생이 본래 부처였음을 알면 그것을 견성이라 했다. 그러나 여러 경
론과 정안종사들의 말씀을 살펴볼 때, 견성이란 얼음이 완전히 녹아 융통
자재한 것을 견성이라 했지 그러기 전에는 10지 등각이라도 유심으로서 병
이 완전히 낫지 않은 환자와 같다 하였다. 따라서 『수심결』에서 말한 견성
은 종문의 정론을 근거로 볼 때 진정한 견성이 아님이 명백하다.
【1-4】 ①보살의 종점인 10지가 요 * 만약 보살이 10지까지 모두 수
진了盡하면 수도의 방편이 원만구족 행해 마치면 [중생구제를 위한] 방편을
하여 무간도인 일념에 상응한다. 망심 빠짐없이 갖추게 된다. 한 생각에
의 초기생상初起生相을 각지覺知하여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이 상응하여
심지心地에 초상初相이 전무한지라 초 마음이 처음 일어나는 것을 깨닫는
기생상의 극미세망념을 원리遠離하므 다. 그 마음이 처음 일어나는 모습
로 자심의 본성을 철견徹見하여 심성 도 없음을 깨닫게 되면 마음에 미
이 담연상주湛然常住할새 구경각이라 세한 그릇된 생각까지 모두 사라지
부른다. ①如菩薩地盡하면 滿足方 므로 참다운 본성을 체득한다. 마
便하야 一念相應하야 覺心初起하야 음이 항상 집착 없이 머무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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