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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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흘러가고 변화한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유한하고 모든 존
            재는 무상하다. 삶은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나는 영화처럼 시간예술이다. 노
            력하지 않으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삶은 무상에 잠식당하고

            만다. 무상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죽음으로 인도하기에 무상살귀無常殺

            鬼라고 한다. 제아무리 아름답고 고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백년을 넘기지 못한다. 무상이라는 도도한 흐름에 맞서 자
            신의 삶을 그려가는 것은 성실한 노력에서 나온다. 워라벨의 시대에도 여

            전히 불방일과 근면이 중요한 이유이다.










































                    서산 보원사지 법인국사 탄문(坦文, 900-975)의 부도. 보물 제105호. 높이 4.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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