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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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성운과 마젤란성운을 제외한 나머지 수천억 개의
은하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다. 사막처럼 먼지는
물론 습기조차 없는 맑은 밤하늘에서 눈이 좋은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는 우리은하에 속한 천체와 안드로메다 성운과 마젤란성운뿐이
다. 이삼천 억의 은하 중에서 단지 세 은하만 볼 수 있다. 관측 가능한 우
주의 천억 분의 일 정도다. 우리가 보는 것은 우주가 아니라, 우주의 아주
극히 일부일 뿐이다. 100경 개의 별 중에 하나 정도를 본다.
엄청나게 많은 별이 존재하지만, 우주에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별이나 행성과 같은 천체보다는 블랙홀 같은 암흑물질dark
matter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물질이 존재하지 않
는다면, 은하의 형성이나 운동이 지금과 같을 수 없다는 여러 증거가 제시
됐다. 암흑물질은 우주 전체 질량의 8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요약해서 말하면, 우주를 구성하는 대부분 물질은 빛으로는 볼 수 없
다. 빛으로 관측할 수 있다 하더라도 거의 모든 은하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는 우리은하를 포함해 세 개뿐이다. 우
리은하 안에도 이삼천 억 개의 별이 있지만, 맨눈으로는 5만 개 정도의 별
만 볼 수 있다. 아주 간단히 줄여서 말하면,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
질만 볼 수 있고, 그중에서도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만 볼 수 있다. 그건
우주의 아주 극히 일부다.
‘지금 보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주 극히 일부분의 우주라면, 그것만이라도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은하는 반지름이 5만 광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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