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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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불구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교회가 현장예배를 고집하면서 사람들의
            가슴에는 분노가 쌓여 갔다.
              올 한 해 우리는 이렇게 기대와 희망으로 들뜬 상태와 절망과 분노로 침

            잠하는 심리상태가 교차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삶에서 느끼는 이와 같

            은 감정의 기복은 수행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된다. 마음이 차분하고 안정
            되지 못하고 들떠 있는 불안한 상태를 도거掉擧라고 한다. 번뇌의 대상에
            마음이 자극받아 요동치며 들떠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반대로 침울

            한 감정에 빠져 가라앉아 있는 상태를 혼침昏沈이라고 한다. 이 두 심리상

            태는 어느 것도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행은 이와 같은 극단적 심리상태를 다스려서 고요하고 평온하게 머물
            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들뜬 마음과 침울한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선심

            소의 열 번째에 해당하는 ‘행사行捨’이다. 한자의 의미 그대로 해석하면 ‘버

            림의 행함’ 또는 ‘내려놓음의 실천’ 정도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성철 스님도
            행사에서 버려야할 대상은 혼침昏沈과 도거掉擧라는 부정적 감정이라고 설
            명했다. 설일체유부에서도 혼침과 도거에서 벗어난 마음을 행사라고 정의

            하고 있다. 도거와 혼침은 수행자를 괴롭히는 마음의 장애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기



              상술한 바와 같이 행사라는 한자의 의미는 ‘버림’, ‘내려놓음’ 등이다. 하

            지만 행사에서 ‘행行’은 오온 가운데 행온行蘊에 포함된 심소라는 의미다.
            이와 대비되는 말이 바로 ‘사수捨受’이다.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
            각을 뜻하는 사수는 수온受蘊에 포함된다.

              『성유식론』에는 행사로 표기되어 있지만 다른 문헌에서는 주로 ‘사(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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