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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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눈 내린 풍경.


            다 더하여[初冬寒勝仲冬寒]/ 비스듬히 열린 선방 문을 손수 닫노라[八字禪扉手
            自關].”라는 구절에서 느낄 수 있는데, 무엇보다 시화일미詩畵一味의 경지를
            함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겨울보다 춥다고 표현한 초겨울의 을씨년스럽고 삭

            막한 풍경에 짝하여 (따뜻한) 차 마시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를 대비시킨 묘
            사법은 선시의 극점에 방점을 찍은 듯한 표현이다. 하물며 차를 마시려고
            일어난 그의 눈에는 “날리는 눈발이 앞산에 가득하네”였다(사진 4). 차가운

            겨울과 따뜻하고 향기로운 차를 대비시킨 묘사법은 다시茶詩 중에 절창絶

            唱이라 할만하다. 짐작해 보건대 조선 중기 사원의 차 문화는 전대와 비교
            해 풍성하지는 않았다 해도 한 잔의 차를 통해 선승의 일념인 일미선一味
            禪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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