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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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다름이 없다. 그렇지 않으려면 인간이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로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를 알 수 있는지, 진
리의 온전한 모습을 알았다면 이를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모든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등등 이 의문에 대
한 명확한 답이 진리이고 이 진리를 실현하면 모두가 평등하게 존엄하게
평화롭게 자기의 삶을 자유로이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온 세상과 우주의
존재도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존재와 인식의 문제이
다. 존재와 인식에서 올바른 지식을 얻어야 그 다음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
하고 이를 실현하는 지식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의상 대사도 죽고 죽이는 전쟁의 고통, 지배와 피지배의 인간 차별, 각
자 자기의 몫을 정의롭게 가지는 것
이 어려운 실상, 질병과 애증 속에
빚어지는 비극 등 이러한 고苦로부
터 인간이 어떻게 벗어 날 수 있으
며,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자연과
우주와 함께 하는 물아일체의 환희
의 삶을 어떻게 살 수 있게 할 것인
가 하는 의문 앞에서 진리를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그는 신라에서 홀
로 탐구하는 것보다는 당시 모든 지
식이 모여드는 당 나라로 공부하러
갔다. 당시 당나라에서는 한漢, 위
진魏晉, 수隨의 시대를 거쳐 유교, 불
사진 4. 화엄연기 - 백화발원문. 교, 도교의 지식체계가 왕성하게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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