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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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다. 직관이라는 것은 유식학의
                                            이 두 가지 방법과 합치하지 않는
                                            다.”

                                              양수명이 유식학에서 직관을 배

                                            척하고 이지를 활용한다고 본 것은
                                            불교논리학인 인명因明을 가리킨 것
                                            이다. 인명 논리에서 말하는 ‘양量’

                                            은 척도, 표준의 의미로 지식의 내

                                            원, 인식의 형식, 지식의 진위를 판
                                            정하는 표준을 가리킨다. 유식 불
                                            교의 삼량三量 중 첫 번째인 현량은
           사진 1. 1921년 북경대 교수 시절의 양수명.
                                            대상을 대할 때 분별하거나 헤아리

           는 일없이 파악하는 것, 오관 능력으로 직접 외부 현상을 감각하여 인식
           하는 것이다. 두 번째인 비량比量은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가지고 헤아려
           서 아직 나타나기 전이나 미지의 대상을 추론하여 파악하는 것이다. 세 번

           째인 비량非量은 정확하지 않고 잘못된 현량이나 비량을 가리킨다. 이렇게

           인명에서는 ‘현량’과 ‘비량’을 감각과 추리로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보
           았다. 그리하여 “직관이라는 것은 유식학의 이 두 가지 방법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양수명의 결론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현량現量과 비량比量


             양수명은 직관이 결코 현량이 될 수 없음을 확언한다. 그는 현량이란

           바로 감각sensation이라고 본다. 의미가 지각되지 않는[無分別] 단순한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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