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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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선불장.
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은 참이 아니고 헛된 인연임을 알지니
法身淸淨廣無邊. 법신은 청정하고 넓고 넓어 끝이 없도다.
千江有水千江月 천 개의 강에 물이 있어 비친 달도 천 개 일뿐이고
萬里無雲萬里天. 만 리 하늘에 구름 없으니 만 리가 하늘이로다.
선불장에서 화강암 돌계단을 올라가면 아름다운 일주문이 나오고 이를
열고 들어가면 멀리 서해 바다를 바라보는 관해암觀海庵이 있다. 선불장과
관해암은 대목장 홍완표 명인이 도편수로 지은 걸작이다. 전등사에는 현
액과 주련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 인사들만의 글씨가 걸려 있는데, 예문
의 높은 경지를 이어온 옛 공간은 품격 높게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새로 공
간을 마련하여 당우를 지을 때에는 당대 유명 예술가들만을 선정하여 그
들의 손끝에서 명작이 나오게 만든 것은 깊은 사유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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