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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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무설전 불상과 벽화.
가꾸어 고성古城의 원림園林같이 아름답게 연출해놓은 것은 예문藝文에 조
예가 높은 장윤章允 대화상의 발원과 정성으로 이루어졌다. 그 대표적인
공간이 무설전無說殿과 선불장選佛場이다. 무설전은 예술법당으로 조성된
것인데, 건물부터 한옥을 탈피하고 암굴양식으로 하되, 그 안에 모신 불
상과 보살상은 홍익대 학장을 지낸 김영원 선생이 예술조각으로 조성한 것
이고, 석가모니불상 뒤의 상단탱화上壇幀畵는 동국대 미대 오원배 선생이
벽화양식으로 둥근 벽에 그린 것이다. 돈황 벽화 같은 장엄한 분위기를 느
끼게 한다(사진 5).
무설전의 공간은 갤러리로도 활용되어 예술가들의 초대전이 일상적으
로 열린다. 부처님의 공간이 범부의 일상적인 삶의 공간과 따로 있지 않고
매우 친근한 공간으로 되어 있다. 사실 사찰건축이라는 점에서 볼 때, 기
와지붕과 나무기둥으로 지은 한옥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이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건축 재료들이 다양하고 건축기술과 양식이 열려 있
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시대 사찰건축은 다양하게 모색될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그 시대에 맞는 다양한 양식의 건축이 나중에 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점에서 무설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새로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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