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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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그래서 현대 신유학자인 모
종삼(牟宗三, 1909-1995)은 중국불
교의 축도생竺道生과 혜능慧能 등
은 맹자가 불교에서 재현된 것이라
고 주장했다. 사람이면 누구나 진
사진 1. 여징. 바이두 캡처. 사진 1. 만년의 여징. 바 심眞心,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 불
이두 캡처.
성佛性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중국불교의 인식은 사람은 본래부터 선성善
性, 양지良知, 사단지심四端之心을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유학의 사고방식과 전적으로 일치한다. 따라서 『대승기신론』의
중국불교적인 성격은 사실은 유학 사상에 대한 긍정과 연결될 수 있고, 근
대 중국에서 새로운 불교인 ‘현대現代 신불교現代新佛敎’와 ‘현대現代 신유
학新儒學’이 본체와 현상을 이분하는 유식불교의 견해를 비판하며 태동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대승기신론』의 “한 마음에 열린 두 개의 문”의 진여연기론과 근
대 중국의 대표적 사상인 현대 신유학의 눈에 띄는 특징인 ‘체용불이體用
不二’론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유식과 『대승기신론』의 차이
1920년대 이래 중국 불교학계는 격렬한 논쟁을 전개하였다. 유식불교와
『대승기신론』을 둘러싼 논쟁이 구양경무(歐陽竟無, 1871-1943)와 태허(太虛,
1889-1947)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그 뒤에는 남경내학원南京內學院과 무
창불학원武昌佛學院 학자들로 이어졌다. 그리고 1950년대에 인순印順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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