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P. 155

『   』 제91호 | 특별서평 |             내가 기억하는 일감 스님과의 첫
              일감 스님의 『하늘이 감춘 그림…』
                                           만남은 성철 스님 전시회를 준비하며
                                           스님을 대신할 모델을 부탁하는 일에

                                           서 시작되었다. 이후로도 불교계 다
            암각화의 시원                        른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러 스님들

            탐색한 게송집                        과 다양한 의견이 있을 때에도 일감
                                           스님은 늘 곁에 계셨다. 그 인연은 스

                                           님이 서울 정안정사와 하남 정심사에
            김호석 수묵화가
                                           계실 때는 물론, 멀리 멕시코 반리사
                                           에 머물던 때에도 간단없이 이어졌
                                           다. 스님과의 기억이 단편적인 것은

                                           종교인과  속인의  차이일지  모른다.

                                           그러나 스님과의 기억의 조각들이 여
                                           전히 힘 있게 자리하는 것은 스님의
                                           가치 층위가 높고, 대상을 바라보는

                                           따뜻함과 긍정성 때문일 것이다.

                                              나와 스님과 암각화 인연의 출발
                                           은 이렇다. 2005년 즈음, 내가 경북
                                           고령으로 암각화 답사를 갔을 때였

                                           다. 당시 해인사에 계신 스님께 연락

                                           하니 단숨에 달려오셨고, 우리는 함
                                           께 암각화를 완상玩賞했다. 그때 스
                                           님은 ‘반구대 암각화’를 떠올리며, 그

                                           림으로 그려진 한국 역사의 첫 장이



                                                                        153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