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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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는데 향香도 함께 즐길 수 있

                                              는 선반을 만들었다. 이를 조오
                                              후쿠로다나紹鷗袋棚라고 부른다.

                                              ‘다나’는 선반이란 뜻이다. 그런
                                              데 이전의 ‘다나’와는 완전히 다

                                              른 특징을 갖는 선반이었다. 먼
           사진 4. 신다이스.                        저 옻칠을 하지 않았던 점이다.

                                              종래의 선반은 진한 옷칠을 하거
                                              나 옷칠을 한 후에 마키에蒔絵,

                                              즉 금칠 그림을 그려 넣어 고급
                                              스러움과 멋지고 훌륭함이 느껴

                                              지는 것들이었다. 이에 비해 나
                                              무 결을 살리고 설령 옻칠을 하

                                              더라도 원목의 소박함이 보이도
           사진 5. 조오후쿠로다나.
                                              록 만들었다. 그는 이와 같은 꾸

           밈이 없는 자연스런 소박함을 소소麁相라고 하여 다도에서 매우 중요시하
           여야 한다고 하였다. 소소에 대해서 후일 따로 언급할 기회를 갖고자 하므

           로 여기서는 생략한다(사진 4ㆍ5).
             또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소소의  다풍을,  렌가의  시승  신케이(心敬,

           1406-1475)의 말을 빌어 표현하였다. 신케이는 렌가에서 ‘고담하고 고랭한
           경지枯れかじけ寒かれ’를 추구하였는데 자신의 다도가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이와 같은 그의 다풍은 그가 아낀 물 항아리에도 잘 나타
           난다. 고담하고 고랭한 경지를 느끼게 하는 이 물 항아리에서 조오가 추

           구한 다도의 경지를 엿볼 수 있겠다(사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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