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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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다인이 되었다. 다실의 족자로는

            선승의 묵적을 주로 걸지만 이때부
            터 와카와 같은 시도 족자로 사용

            되기 시작한 것이다(사진 1).



            이로리를  다실에  옮겨  놓다                사진 2. 시골의 이로리.
            조오가 만든 다실의 특징의 하나

            는 이로리, 즉 시골의 집 가운데 있

            던  이로리(화로)를  다실에  들여온
            것이다. 이를 로炉라고 한다(사진 2
            ㆍ3). 조오가 이로리를 다실에 도입

            하면서 사계절 내내 항상 같은 모
                                             사진 3. 다실의 로.
            습이었던 다실이 여름 다실과 겨울
            다실로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며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또 겨울 다
            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로리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다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원래 이로리囲炉裏란 시골의 거실에 있던 네모난 화덕 같은 것이다. 나무

            로 불을 지펴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추위를 가시게 하는 난방의 기능도 가
            지고 있다. 온돌이 없는 일본 다실에서 이러한 이로리의 발상은 겨울 다도
            의 풍류와 정취를 더욱 깊게 느끼게 해 주고 있다. 특히 이로리에서 까만

            숯불이 하얀 재로 변해 가는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으면 저절로 제행무

            상諸行無常을 느끼게 해 준다.


            조오가 추구한 다풍     조오가 시골의 이로리를 다실에 들여 오면서 이

            에 맞는 장식 선반을 창안하였다. 그는 향도香道를 즐겼던 다인이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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