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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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와카가 적힌 족자.
장르이다.
조오는 시의 스승인 산조니시 사네타카三條西実隆에게서 후지와라 데
이카(藤原定家, 1162-1241)의 가론서 『영가대개의 서詠歌大概之序』를 전수받는
다. 좋은 와카를 지으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인가 등 작시법에
관해 간결하게 적혀 있는 이 책을 읽고 조오는 다도의 진수를 깨우쳤다고
전해진다. 시가 추구하는 바와 다도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자가 『시경詩経』의 시 300편을 모아 한마디
로 말하자면 사무사思無邪, 즉 생각이 바르고 사악함이 없다고 하였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송풍을 마셔 마음의 티끌 하나 없다고 한 조오의 말
과 상통된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조오는 다실에 와카를 족자로 거는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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