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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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고一顧의 가치도 없을 뿐만 아니               서는  예부터  ‘진귀조사설’을  높이
            라 외국학자들의 조소를 면치 못하               외쳐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은데, 불
            는 바이니, 오착誤錯된 사상은 단연              교문헌에 대한 연구가 극도로 발달

            코 이를 시정하여야 한다.                   한 지금 동서고금을 통해 한국 이

                                             외에는 진귀조사설이 전혀 없다. 이
                                             는 한국에서 잘못 전한 것이 분명
                                             하니 한 번 돌아볼 가치도 없을 뿐

                                             아니라 만약 진귀조사설을 돌아본

                                             다면 외국학자들이 비웃을 것이 분
                                             명하니, 잘못알거나 착각하고 있는
                                             사상은 단연코 시정되어야 한다.




            【강설】 조사선이란 말은 후대로 내려오면서 여래선에 덧붙여진 명칭이다.
            그래서 원오 스님의 말씀을 빌려 여래선이 곧 구경각이고 선종이 표방하
            는 바임을 밝혔다. 흔히 여래선은 낮고 조사선은 높은 것이라 하여 여래선

            에 그치지 말고 조사선을 깨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는 사람

            들이 하는 소리다. 선종의 대종장大宗匠이라 할 마조·백장·황벽 선사께서
            는 조사선이란 명칭을 들먹인 적도 없다. 후대에 조사선이라는 말이 나와
            여래선과 구별 짓고 잘못된 견해로 우열을 논하는 자들이 생긴 것이다. 원

            오 스님이 그런 이들을 꾸짖어 말씀하신 것이다. 만고의 정안종사로 추앙

            받는 원오 스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면 누구의 말을 의지하겠는가? ‘여래
            선이다’ ‘조사선이다’ 하여 표현은 다르지만 내용은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33조사를 비롯한 선문의 종장들이 전한 것이 여래의 심종心宗이 아니면 무

            엇이겠는가? 이와 달리 조사들만의 선이 따로 있다 한다면 이는 망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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