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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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성적과 성각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신유식
           론』은 근본적으로 불교와 유학을 융합하여 형성한 체계라는 것이다. 이때
           성적은 불교, 성각은 유학에 해당한다. 따라서 웅십력은 “성각을 위론이라고

           구분한다면, 위론도 존중받을 만하다.”고 말하며 『대승기신론』을 폄하하

                           는 견해에 정면으로 반대하였다.


                              『대승기신론』 ‘일심개이문一心開二門’ 사상




                             『대승기신론』에서는 “대승의 실체는 중생의 마음을
                           말한다.”라고 하여, 만물의 실체를 ‘중생의 마음’이라는
                           마음으로 보는 유심론적 견해를 기본으로 한다. “마음이

                           생겨나면 여러 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소멸하면 여

                           러 가지 법이 소멸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하기 때문이다.
     사진 3.  1932년 10월 절강성립
          도서관浙江省立圖書館이      이 구절에 대해 원효는 “대승에서는 일체의 모든 법이 달
          발행한  문어체본  『신유
          식론』 표지. 표제는 절친   리 실체가 없고, 오직 일심一心, 즉 한마음으로 그 실체를
          인 마일부馬一浮가 썼다.
                           삼는다.”라고 부언 설명하고 있다. 중생심을 일심, 한마음

           으로 해석한 것이다. 원효가 말하는 일심이란 모든 대상이 절대적으로, 동
           일하게 가지고 있는 실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승기신론』에서는 이 마음을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파악하고 있다.

           하나는 마음을 진여의 측면에서 보는 것(심진여문)이고, 다른 는 그러한 진여

           로서의 마음을 생멸하고 있는 측면에서 보는 것(심생멸문)이다. 그리고 “이 두
           문이 각각 일체법을 통섭한다. 이러한 의미는 무엇인가? 이 두 문이 서로 분
           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일심에 심진여문과 심생멸

           문이라는 두 문이 열려 있다는 것, 즉 마음이라는 실체에 진여라는 참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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