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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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 집의 재산을 지키고 정리하는 일은 잘하든 못하든 그 집 주인이 알
아서 할 일이지, 도둑이 관여할 일이 절대 아니다. 강제로 남의 나라를 점
령하곤 마치 재산을 보호해준 것처럼 생색내는 다카하시([1])나 조선총독부
의 강변强辯([4])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사찰령 발포發布의 의미를 해석한 어
느 한국학자의 주장([2]·[3])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런 점이 바로 다카하시가 노리는 것이고, 일제의
유제遺制가 지금도 주변에서 작동되고 있다고 느끼
게 되는 이유 아닐까?
다카하시에게는 아쉽게도, 상황과 현실은 다카
하시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한국인들
도 일제의 책략 등 ‘이런 저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
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불교연구에도 학자들이
연이어 나타나 ‘다카하시의 틀’을 벗고 새롭게 조선
시대 불교와 한국불교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동국
대 이봉춘 명예교수가 펴낸 『조선시대 불교사 연구』
사진 11-1. 『조선선교사』,
春秋社, 1930. (서울: 민족사, 2015, 사진 4), 동국대 불교학술원 김용
태 교수가 출간한 『조선후기 불교사 연구』(서울: 신구
문화사, 2010, 사진 5), 동국대 불교학술원 오경후 교수가 쓴 『조선후기 불교
사학사』(서울: 문현, 2018, 사진 6) ·『조선후기 불교동향사 연구』(서울: 문현, 2015)
등이 대표적이다.
일제강점기 출간된 책 가운데 퇴경 권상로(權相老, 1879-1965)의 『조선불교
약사』(신문관, 1917, 사진 7), 상현 이능화(李能和, 1869-1943)의 『조선불교통사』(신문
관, 1918), 권상로의 『조선불교사개설』(1934), 포광 김영수(金暎遂, 1884-1967)의 『
조선불교사고朝鮮佛敎史藁』(1939, 사진 8) 등도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불교사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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