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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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는 『철학일석화哲學一夕話』와 동서양철학을
                                정리한 『철학요령哲學要領』, 그리고 이노우에 철학
                                의 정점을 보여주는 『철학신안哲學新案』이다. 요지

                                는 다음과 같다.

                                  헤겔의 변증법적 논리를 통해 유심론도 유물론
                                도 한편의 시각이며, 비심非心·비물非物을 기반으
                                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차별 중에 무차별, 무차
           사진 2. 이노우에 엔료 장년
           기의 초상. 위키피디아.
                                별 중에 차별이 있으며, 무차별이 차별이며, 차별
           이 무차별의 도리이다. 이는 태극(역), 진여(불교), 무명진재(無名眞宰, 노장),
           본질(스피노자), 자각(칸트), 절대진리(헤겔), 불가지적(스피노자) 등 동서고금의
           철리에 통한다. 마침내 물과 심, 현상과 본질은 일체불이一體不二이다. 마

           음에서는 유한성과 무한성은 일체화되고, 생사즉열반으로 미망의 세계이

           면서 생사를 초월한 일여一如의 세계에 주할 수 있다. 서양철학 속에도 불
           교철학이 내재해 있으며, 불교야말로 중도의 진리에 정통하다, 쾌락과 고

           행의 양 극단을 버린 불타의 중도로부터 천태학에서 말하는 공가중空假
           中의 논리를 통한 원융삼체의 중도실상에 이르기까지 이는 불교의 극치다.

             무엇보다도 그의 불교철학의 핵심은 『불교활론본론』(사진 4), 『현정활론顯
           正活論』, 『불교철학』, 『진리금침真理金針』 등에 잘 나타나 있다. 먼저 인간계
           의 조직을 속계와 학계로 나누고, 학계를 또한 이학과 철학으로 나눈다.

           또 이학은 개별과학으로, 철학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철학으로 나눈다. 형

           이상철학은 순정철학으로 종교를 의미하며, 형이하철학은 넓은 의미의 심
           리학으로 윤리학이나 논리학을 포함하는 것이다. 순정철학에 대해서는 의
           문을 그 성격으로 하고, 진리추구를 그 취지로 하는 것으로 여러 이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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