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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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측면, 이중 세계와 이중 인식은 도덕 실천을 통하
           여 함께 융합되고 통일되어 나아가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신유학의 사고
           방식이다.




             ‘불이不二’ 형식


             이 둘이 아니라는[‘불이不二’] 형식은 웅십력 철학 전반에 그대로 활용된다.

           웅십력 철학에서는 본체가 현상과 이분되지 않고 현상으로 현현하므로, 본

           체와 현상은 둘이 아니게 된다[체용불이體用不二]. 본체는 도道라고도 하고 현
           상은 물질 우주를 가리키므로, 도와 물질 세계도 둘이 아니다[도기불이道器
           不二]. 인간 자신의 근원과 우주의 본원이 둘이 아니므로, 진정한 자신과 우

           주 본체는 하나를 이룬다[천인불이天人不二]. 이것은 커다란 바닷물과 그 바

           다의 파도가 둘이 아닌 것과 같다. 본체는 두 방향으로 유행하여 나타나므
           로, 그렇게 나타난 인간의 마음과 사물도 둘이 아니다[심물불이心物不二]. 본

           체라는 근원에서 볼 때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욕망도 둘이 아니며[리욕불
           이理欲不二], 본체가 유행하는 신비한 변화는 움직임 속에 고요함을, 고요함

           속에 움직임을 담고 있으므로 움직임과 고요함도 둘이 아니다[동정불이動靜
           不二]. 본체를 아는 지식과 그에 근거한 행동도 둘이 아니고[지행불이知行不
           二], 지혜와 지식도 둘이 아니다[덕혜지식불이德慧知識不二]. 그리하여 자신을

           완성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완성시키는 것도 서로 다르지 않은 한 가지 일

           이다[성기성물불이成己成物不二]. 이것은 상반상성을 통하여 일원론의 유기체
           로 귀결되는 방법인데, 이 또한 『대승기신론』의 ‘일심개이문’ 형식의 방법론
           적 활용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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