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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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本性良知, 또는 자성청정심이 나타난다. 『대승기
신론』에서 긍정하는 ‘여래장 자성청정심’과 맹자의
‘본심’, 양명의 ‘양지良知’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중국 전통철학은 인간에게 반야지가 있고 자성청
정심이 있음을 긍정하고, 현상과 물 자체[自在之物]
을 나누는 것을 부정한다. 현상이 바로 자재지물
이고, 본체가 바로 현상, 즉 체가 바로 용이기[체용
불이] 때문이다. 『대승기신론』의 ‘일심개이문’은 현상
계와 본체계를 파악하는 중요한 인식틀이다. 웅십
력은 『대승기신론』의 이러한 형식을 그대로 수용하
웅십력 지음, 『原儒』.
여 성지와 양지 개념을 설정하고, 자신의 체용불
上海古籍出版社, 2019.
이 철학을 전개했다고 할 수 있다.
서양 제국주의 비판과 현실 긍정
실제로 웅십력의 신유식론은 『대승기신론』에 근
거한 진상심 사상에 가깝다. 당시 태허太虛는 웅십
력의 신유식론이 진여종眞如宗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고 하였고, 인순印順도 웅십력 사상이 ‘진상유심
론眞常唯心論’에 가깝다고 판단하였다. 여징은 “웅십
력 그대의 논의는 완전히 ‘성각性覺’에서 나온 학설
로, 중국의 모든 위경僞經, 위론僞論과 한 콧구멍에
임현규 등 옮김, 『원유原儒』.
서 나온 숨이다.”라고 하여, 웅십력의 신유식론이 세창출판사, 2020.
중국의 위서와 같은 맥락에 속한다고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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