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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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입장에서 중국선의 출발로부터 현대 생활선의 출현에 이르기까
           지 그 사상적 변주를 전체적으로 고찰하는 것은 중국선의 본질을 참답게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전체적으로 스물네 꼭

           지에 걸쳐 사상적 변주를 살펴보고자 한다.

             불교가 중국에 알려진 것은 서한西漢의 무제武帝가 서역과의 교통로를
           개척하여 서역인들이 왕래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중
           국의 역사기록에 등장하는 것은 동한東漢에 이르러서이다. 특히 동한의 환

           제桓帝는 당시 장안長安에 도래해있던 안세고安世高와 지루가참支婁迦讖에

           게 명하여 본격적으로 경전을 번역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환제로부
           터 시작된 역경은 이후 다양한 왕조의 명멸에도 끊이지 않고 국가적인 사
           업으로 지속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역경에는 중국불교의 중요한 성격을 규정하게 되는 배경

           이 숨어져 있다. 중국은 상고시대로부터 척박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변 소
           수민족들의 비옥한 중원을 노린 침탈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이
           미 전국시대 이전에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오랑캐[夷]’의 저급한 문화가 ‘중

           국민족[夏]’의 우월한 문화를 망치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는 ‘이하지방夷夏

           之防’의 의식이 뿌리 깊게 형성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이하론’은 불교가 중
           국에 전파되는데 결정적인 방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권을 중
           심으로 불교를 민중에 이식移植시키려는 시도는 불교에 중요한 공능이 있

           음을 여실하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국시대를 맞이하여 열국이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각축을 벌였
           는데,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바로 ‘통치이념’의 설정이었다. 중국인들의 의

           식과 사상의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주역周易』의 ‘풍지관괘風
           地觀卦’에서는 “성인聖人은 신도神道로써 교敎를 세우니, 천하가 그를 따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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