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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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냄새나는 똥 덩어리와 마찬가지이다. 여러 억 천겁을 닦아 얻은 덕상德
           相이라도 바로 깨친 이 자리에 오면 설래야 설 수가 없다. 이렇게 자성을 철
           저히 깨치고 구경각을 성취해 하는 일도 할 일도 없는 한가로운 대해탈인

           이 아니면 선문에선 법을 전하지 않는다. 지킬 것이 있고 닦을 것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선가의 보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얻지 못하고서 얻었다 하고 깨치지 못하고서 깨쳤다 하는 것은 대망어
                                     6)
           죄大妄語罪로 바라이죄波羅夷罪 에 해당한다. 혹자는 무심을 철증徹證하지
           못해 망념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는데 견성했다 하고, 그 망심을 점차적

           으로 제거해 나아가는 것을 오후보임이라 한다. 그러나 고불고조의 말씀
           을 살펴보면 무심을 철저히 증득한 것을 견성이라 하고, 일체 망념이 일어
           나지 않아 할 일이 없는 대무심지를 보임이라 하였다. 고불고조의 뜻에 어

           긋난 말을 소리 높여 떠든다면 어찌 대망어죄가 아니겠는가? 비록 살생과

           음행과 도둑질은 하지 않았지만 거짓말로 우리 불법을 헐고 망쳤으니 대역
           적이 분명하다.



           【7-7】 ①무심지에 도달하면 일체의             ✽ ①그릇되고 삿된 마음이 없는 경

           망념과 정습情習이 구진俱盡하고 지               지에 도달하면 모든 망령된 생각과
           견知見과  해애解碍가  도소都消하나              범부의 마음에 익숙한 모든 것들이
           니, 다시 무슨 일이 있으리오. 그러             소멸되고 잘못 안 견해와 알음알이

                      7)
           므로 남전南泉 이 말하기를, “평상심             로 생긴 장애가 모두 소멸되는데,
           이  도”라  하니라.  ①到無心地하면            다시 무슨 일이 있겠는가? 그래서
           一切妄念情習이 俱盡하고 知見解                 남전은 “그릇되고 삿된 생각 없는
           碍가  都消하나니  更有甚事리오                한가로운 마음이 바로 진리”[平常心

           故로 南泉이 云平常心이 是道라하                是道]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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