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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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아니다. 혹자는 “일상에 쓰는 마음이 그대로 평상심이지 무슨 무사
           무위의 마음을 일컫는 말이겠는가?” 하며 나를 외도 취급할지도 모르겠
           다. 허나 일체 망념과 훈습이 다 끊어진 구경의 무심이 평상심이라고 원오

           스님께서 분명히 밝히지 않았는가?

             어떤 이가 평상심이란 말을 자주 쓰기에 한번은 그 평상심이 대체 뭐냐
           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이의 대답이 하루 종일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하
           는 바로 그런 마음이라고 하더라. 참으로 가소로운 이야기이다. 그것은 평

           상심이 아니라 생멸하고 기동하는 망상심이다. 망상이 여전하고도 견성이

           라 돈오라 떠들듯 생멸심을 평상심이라 일컬으니 이처럼 전도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전도된 견해를 가진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진실한 평
           상심이란 원오 스님 말씀처럼 일체 망상과 정식이 다 끊어진 대무심지이다.

           대무심지를 일컬어 마조 스님이 늘 평상심이 도라 하시고, 남전 스님이 평

           상심이라 거론한 것이다. 그 말씀을 함부로 해석해 끊임없이 일어났다 사
           라지며 요동치는 번뇌 망상의 마음을 평상심이라 해선 결코 안 된다. 그런
           마음을 평상심이라 한다면 부처님도 망상심妄想心으로 생활하셨다는 말이

           되지 않겠는가?



           【7-8】 ①지실至實한 평상의 대안온             ✽ ①참으로 진정한 일상의 크나큰
           처大安穩處에  도달하면  요연了然히              편안함에 도달하면 겨자씨만한 것

           섬개纖芥도 가히 소득所得한 것이 없              도 얻을 것이 없음을 깨닫고, 다만

           고, 다만 이같이 처소處所를 따라 자             이르는 곳마다 편안하게 되니 그릇
           유로이 안온安穩하나니 진실로 무심               되고 삿된 마음이 없는 진정한 수행

           도인無心道人이다. 이 무심을 보임保              자이다. 그릇되고 삿된 생각이 없는
           任하여 구경에 불佛도 또한 존재하               이 마음을 잘 지키면 마침내는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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