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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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데 무엇을 불러 중생이라 하              도 없는 경지에 이르는데, 무엇을
           며, 보리도 또한 성립되지 않거늘 무             중생이라 부르는가? 깨달음 또한

           엇을  불러  번뇌라  하리오.  소연翛           성립되지 않거늘 무엇을 번뇌라 할
           然히 영탈永脫하며 때에 순응順應하               것인가? 자유자재하게 (번뇌에서) 영

           여 자재하니 밥을 만나면 밥을 먹고              원히 벗어나고 때에 따라 복을 가져
           차를 만나면 차를 마신다. 설사 분              오며, 밥을 만나면 밥을 먹고, 차를
           잡奔雜한  시정市井에  처하여도  적             만나면 차를 마신다. 비록 번잡한

           정寂靜한 산림山林과 같아서 당초當               도시에 있어도 텅 비고 고요한 숲속

           初에 이종二種의 견해가 없다. 설사 연            에 있는 것과 같아 처음부터 다른
           화대상蓮華臺上에 모셔도 흔열忻悅하               생각이 없다. 설사 연화대 위에 모
           지  않으며  구천지하九泉之下에  억             셔져도 기뻐하지 않고, 지옥에 갇혀

           폐抑閉하여도 혐염嫌厭하지 않는다.               도 싫어하지 않는다.

           ①致至實平常大安穩處하면  了無
           纖芥可得하고  只恁麽隨處轉安하
           나니  眞無心道人也라  保任此無

           心하야 究竟에 佛亦不存이어니 喚

           甚麽作衆生이며  菩提도  亦不立이
           어늘  喚甚麽作煩惱리오  翛然永
           脫하야  應時納祐하야  遇飯喫飯하

           며  遇茶喫茶니라  縱處闤闠하야도

           如山林하야  初無二見하야  假使致
           之蓮華臺上하야도  亦不生忻이요
           抑之九泉之下하여도 亦不起厭이니

           라. (①『圜悟心要』, 『卍續藏經』120, p.76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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