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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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무심도인無心道人의 무애자 ✽ 그릇되고 삿된 마음이 없는 수행
재한 대적삼매大寂三昧가 보임保 자의 걸림 없이 자유롭고 고요한 생
任이며 장양長養이니, 이는 망멸증 활 자체가 바로 ‘보임’이며 ‘장양’이
진妄滅證眞하여 구경각을 성취한 후 니, 이는 ‘망령되고 그릇된 것을 소
의 생활이다. 멸시켜 참다운 깨달음을 증득’[妄滅
證眞]한, ‘최고最高 경지’[究竟覺]를 성
취한 후의 생활이다.
【강설】 일체망념을 다 끊어버린 대무심지가 대안온처이며 일체에 걸림 없
는 대해탈경계이다. 이것이 바로 무심도인의 경계이고 평상심이다. 보임이
란 이 무심을 보임하는 것임을 원오스님께서 분명히 밝히셨다. 무심지를
체득한 해탈도인은 시절인연의 형편에 따라 자유자재하다. 어떻게 자유자
재한가? 밥 먹을 자리이면 밥을 먹고 차 마실 자리이면 차를 마신다. 그럼
우리라고 밥을 먹지 않고 차를 마시지 않는가? 겉모양은 같지만 범부는 온
갖 망상 속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해탈도인은 일체망념을 떨쳐버린
대무심지 대무사지 대해탈지 대안온처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이다.
그럴 때라야 차 맛도 바로 알고 밥맛도 제대로 알 수 있다.
죽 끓듯 하는 번뇌와 망상에 휩싸인 사람이 어떻게 차 맛을 바로 알고
밥맛을 바로 알 수 있겠는가? 숟가락 바로 들고 밥을 바로 먹고 밥맛을 바
로 알며, 찻잔을 바로 들고 차를 바로 마시고 차 맛을 바로 알려면 바르게
깨쳐 대해탈을 성취해야만 한다. 그러기 전에는 밥숟가락도 바로 잡을 수
없고 차사발도 바로 들 수 없다.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중노릇 제대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밥숟가락
제대로 잡을 줄 알고 찻잔 바로 들 줄 알면 그 사람이 공부 성취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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