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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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억천만겁億千萬劫토록 여여 ✽ 영원한 자유의 경지[解脫]에서
불변如如不變한 대해탈경계가 무심 수많은 시간 동안 변함없이 머무는
안락인無心安樂人의 일상행리日常行 것이 그릇되고 삿된 마음이 없는 수
履이다. 행자의 일상적인 행동이다.
【강설】 견성이란 이미 일체망념을 다 제거한 대무심경계 대해탈경계 구경
각이기 때문에 다시 헛된 공부가 있을 수 없다. 부처님과 조사들께서 실제
로 증험하신 진여삼매眞如三昧 해인삼매海印三昧만이 있을 뿐이다. 이 삼매
는 한 번 얻으면 영원히 얻어 잃는 법이 없으므로 억만겁을 지난다 하더라
도 한 생각이 여여부동如如不動한다.
그 여여부동한 경계는 추호의 망념도 일어나지 않는 대무심지이다. 자
성을 바로 깨친 이 청정무구한 경계는 부처와 조사도 알아차릴 수 없다.
여기에서 또한 명심할 것이 있다. “부처와 조사도 알 수 없다 하였는데 내
가 감히 어찌 알겠는가?” 하고는 물러서라는 말이 아니다. 부처와 조사도
알아차릴 수 없다고 한 그 경계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 경계는 일체의
지식과 이해가 미치지 못하고 허용되지 않는다는 말이지 몰라도 된다는 말
이 아니다. 누구든 견성해서 구경각 대열반 대무심을 확실히 증득하면 그
경계는 부처와 조사도 엿볼 수 없다. 하물며 마구니와 외도야 말할 것 있
겠는가? 부처를 구함도 조사를 구함도 없는 그런 대무심지를 머무는 바
없는 대해탈경계라 한다. 그 경계는 억천만겁토록 여여불변해서 영원토록
자유자재한 경계이다. 이것이 실지에서 바로 깨친 사람, 견성한 사람의 실
제 경계이다. 만약 이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깨친 것도 아니고 견성한 것도
아니며 보임도 아니다. 망상이 여전한데도 깨쳤다고 하고, 깨치고 나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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