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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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하야  便與趙州南泉과  德山臨
           濟로  同一見也니  切自保任하야
           端居此無生無爲大安樂之地니라.

           (①『圜悟心要』, 『卍續藏經』120, p.776a)



           【평석】  무생무위無生無爲인  대안락             ✽ ‘태어남도 없고 인위적으로 하고

           의  해탈경계에서  자유자재自由自               자 함도 없는’[無生無爲] 편안한 경지
           在하는 것이 보임保任이다.                   에서 자유자재하게 생활을 영위하

                                            는 것이 보임이다.


           【강설】 마음속에 한 물건도 남아 있지 않은 경계란 망상뿐 아니라 부처도

           조사도 찾아볼 수 없고 부처니 진리니 하는 견해조차 남아 있지 않은 대무

           심경계 대해탈경계를 말한다. 대무심지에 노니는 이는 잡된 번뇌 망상뿐 아
           니라 수승한 지해知解조차 일으키지 않아 겉보기에 흡사 생기 없는 무정물
           이나 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대무심경계에서

           자유자재하게 생활하며 성태를 기른다. 억천 만겁을 지나도 조금도 변동 없

           는 대해탈경계에서 노니니 그에겐 죽고 사는 일도 오히려 사소한 일이다.
             대조사로 추앙받는 임제·조주·남전·덕산·임제 스님 등과 더불어 똑같
           은 경계를 체득하여 동일한 세계에서 노닐며 생활하게 되니 그런 사람이

           라야 비로소 보임하는 이라 말할 수 있다. 무생법인을 증득해 일체만법이

           나지 않으니 부처라는 견해, 진리라는 견해조차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아
                                                10)
           무 할 일이 없다. 모든 법을 성취해 불견佛見 ·법견法見 도 설 수 없고 부
                                                          11)
           처도 조사도 설 수 없는데 무슨 할 일이 있겠는가? 아무 할 일이 없으니
           곧 천하가 태평한 대안락지大安樂地이다. 그런 사람이라야 크게 편안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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