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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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이다. 망상이나 욕심이 남아 있어 배우고 노력할 것이 있다면 무생·무
위가 될 수 없다. 그런 이에겐 해야 할 무언가가 늘 있어 그 마음을 재촉하
며 끊임없이 요동치게 한다. 무생無生을 철증徹證한 사람이라야 일없는 무
위의 경계에 노닐며 크게 편안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오후보임이다.
깨쳤다면서 번뇌가 여전히 일어나고 또 일어나는 번뇌망상과 싸우며 보
임이라고 한다면 이는 변죽에 변죽을 울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이런
소견을 가진 사람은 가시덤불 속에 앉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스로 깨
쳤다곤 하지만 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망상이 성가신 가시처럼 사방에서
엄습해오니 그 앉은 자리가 어찌 편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깨달음도 보임
도 아니다. 진실한 깨달음은 대무생大無生·대무심大無心·대열반大涅槃을 증
득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야 일체를 해탈한 한가로운 도인이 되어 대
안락·대자유를 누리며 보임할 수 있다. 망상을 없애느니 번뇌를 다스리느
니 정과 혜를 쌍으로 닦는다느니 하는 것은 보임이 아니다. 부디 사람을 죽
이는 비상砒霜과 같은 사견에 빠지지 말고 고불고조께서 바로 전한 정견을
따르길 바란다.
【7-11】 ①일념도 불생하고 전후제前 ✽ ①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과거
後際가 단절한 심처深處에 도달하여 와 미래가 끊어 없어진 깊은 곳에
맥연驀然히 투철透徹하여 통저桶 도달해 홀연 철저하게 꿰뚫어 통의
底가 탈락함과 같아서, 탈락한 처소 밑바닥이 떨어져 나간 것과 같은 기
가 있으면 극오極奧하고 극심極深하 쁨이 있고, 심오하고 매우 깊은 곳
여 본지本地의 풍광風光을 답착踏 이 있으면, 본래 모습을 착실하게
著하고 본래의 면목을 명견明見하여 밟고 본래의 얼굴을 분명하게 파악
천하노화상天下老和尙의 설두舌頭를 해 천하의 여러 스님들의 말씀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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