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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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不汚染修證은 10지 등각을 초월 지 않은 닦음과 깨침은 10지 보살
한 구경지인 무위무작無爲無作의 이 과 등각 보살의 단계를 넘어선, 인
천履踐이다. 이 불오염不汚染의 원증 위적으로 함이 없고 작위적으로 짓
처圓證處는 유불여불唯佛與佛이 내 는 것[作]이 없는 그런 실천이다. 이
능궁진乃能窮盡하나니, 여래의 정 오염되지 않는 완전한 깨침의 경지
안正眼을 완구完具한 종문정전宗門 는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도달할 수
正傳의 명맥命脈이다. 있다. 이것이 부처님 같은 참다운 눈
을 가진, 선문에서 올바르게 전해오
는 생명줄이다.
【강설】 박산무이 선사는 명나라 때 스님으로 조동종 사람이다. 이 글은 그
분의 『참선경어參禪驚語』에서 인용하였다. 『참선경어』는 선의 전성기인 당송
대의 글은 아니지만 선의 요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선의 여러 병폐들을 정
확히 지적하였으므로 선종에서 다른 어떤 책 못지않게 중요시하는 책이다.
그 책에서도 오후보임에 대해 원오 스님과 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 남악회
향 선사가 육조 혜능 대사를 찾아가자 육조 스님이 “무슨 물건이 이렇게
오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남악이 8년 고심 끝에 답하
기를,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라고 하자 육조 스님이 다시 물었
다. “다시 닦아 증득함이 있느냐?” 이에 남악 스님이 “닦아 깨침은 없지 않
으나 물듦은 있을 수 없습니다.”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 “육조 스님이 남악을 인정하고 나서
남악 스님이 ‘닦아 깨침은 없지 않다’고 하였으니, 망상을 없애고 새로운 것
을 증득함을 남악 스님 또한 인정한 것이며 이것이 오후보임이 아니겠는
가?” 하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박산 스님이 실지에서의 수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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