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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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멸증진妄滅證眞하여  병차약제病                생각도 나지 않는 경지, 즉 그릇되
            差藥除한  무념무생의  대휴헐大休歇              고 삿된 생각이 없는 경지를 철저하
            대해탈인 구경지를 말함이다. 그러               게 깨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몰록

            니 참학고인參學高人은 오직 불조의               닦고 몰록 깨친 후부터 시작된다.

            정전正傳을 표준하고 여외餘外의 이               그리하여  망상이  다  제거된  무심
            설異說은  추종追從하지  않아야  할             속에서 자유자재한 생활을 영위하
            것이다.                             는 보임은 망상이 소멸되고 참다움

                                             을 깨친 것을 말하며, 병과 약이 모

                                             두 필요 없고, 태어남도 없고 삿된
                                             생각도  없는  크나큰  쉼의  경지인
                                             궁극의 경지를 말한다. 수행자들은

                                             오직 부처님과 조사들이 올바르게

                                             전한 표준 이외의 다른 주장들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



            【강설】 오후보임에 관한 총결산이다. 규봉이 『도서』에서 돈오점수와 돈오

            돈수를 설명하기를, 깨치기는 깨쳤는데 망상이 여전한 것을 돈오점수라 하
            고, 일체 번뇌가 다해 한 생각도 일어나질 않고 앞뒤가 끊어진 것을 돈오
            돈수라 했다. 돈오돈수는 “비유하자면 백 갈래 천 갈래로 뒤엉킨 실타래

            를 예리한 칼로 단박에 자르는 것과 같다.” 하였다. 또 “이런 돈오돈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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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근기가 수승한 사람이라야 가능하니 우두牛頭 선사 와 같은 이라
            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종문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규봉이 돈오돈수를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앞뒤가 끊김[一念不生前後際斷]”이라 규정하였으나

            종문에서는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그 자리에 머문다면 그것은 진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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