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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妄이요  원오圜悟의  돈오는  심중무             음에 망상이 있기에 그 점수는 마
           망心中無妄이므로 그 점수漸修는 사               음의 망상을 없애는 것이요, 원오
           상수선事上修善이어서,  규봉의  점              의  돈오는  마음에  망상이  없기에

           수漸修는 제업除業이요 원오圜悟의                그 점수는 일[事]을 함에 선善을 닦

           점수漸修는 적선積善이니 돈오점수                는 것이다. 따라서 규봉의 점수는
           의 명칭은 동일하나 그 내용은 남               업을 없애는 것이요, 원오의 점수
           북상반南北相反이다.                       는 선을 쌓는 것이다. 돈오점수의

            그리고 수선修善을 점수漸修라 함               이름은 같으나 내용은 ‘남쪽’과 ‘북

           은 제선諸善을 일시에 진행盡行하지               쪽’처럼 큰 차이가 있다.
           못함이니 원오圜悟의 오후수행悟後                  ‘선을 닦는 것’[修善]에서 점수라

           修行은  언제나  대해탈원증大解脫圓              함은 모든 선을 일시에 모두 행할
           證 이후의 불오염不汚染의  수修인               수 없음을 의미한다. 원오가 말한

           고로 기실其實은 원수圓修이다. 규               깨달음 후의 닦음은 언제나 ‘크나
             13)
                          14)
           봉 이  『도서都序』 에서  ‘돈오돈수            큰  몰록  깨침’[大解脫圓證]  이후의
           는 일념불생전후제단一念不生前後際                오염되지 않는 닦음이므로 사실은
           斷’이라고  규정하였으나,  일념불생             ‘몰록 닦음’[圓修]이다. 규봉이 『도서』

           처一念不生處에  주착住著하면  정               에서 “돈오돈수는 한 생각도 나지
           오正悟가 아니며 진무심眞無心이 아               않고, 과거와 미래가 끊어진 것”이
           니다. 그러므로 선문정전禪門正傳의               라고 규정했으나 한 생각도 나지 않

           오후보임悟後保任은 반드시 일념불                는 경지에 집착하면 올바른 깨침이

           생처一念不生處에서 철증무심徹證無                아니며 진정으로 그릇되고 삿된 생
           心함을 전제로 하였으니, 이는 돈수              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원증頓修圓證 후로부터 시발始發된                  그러므로 선문에 바르게 전해 내

           다.  그리하여  보임장양保任長養은              려온 ‘깨침 후의 보임’은 반드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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