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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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인간은 이 원초적 본능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갈애가 세상을 지
          배한다고 진단했던 것이다. 이른바 갈애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붓다는 “갈애가 세상을 이끌고 갈애에 의해 끌려 다

          닌다.”고 한탄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과 대립은 무지와 탐욕에서 비롯된 것
          이다. 무지와 탐욕을 불교용어로는 무명(無明, avijjā)과 갈애(渴愛, taṇhā)라
          고 한다. 한 개인은 물론 전 인류가 이 무명과 갈애로 인해 불행해진다. 무

          명이란 진리에 대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하고, 갈애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을 말한다. 무명과 갈애는 괴로움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윤
          회의 근본 원인이다. 따라서 무명과 갈애를 제거하지 않으면 윤회에서 벗
          어나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무명과 갈애 때문에 현세에서는 괴로움을 받

          고 내세에서는 악처(惡處, duggati)에 태어나 고통을 받는다.

           또한 갈애는 너무나 강력한 힘을 갖고 그 사람을 속박하기 때문에 거센
          물결[暴流]  혹은  족쇄나  올가미에  비유하기도  한다.  「반다나-숫따
          (Bandhana-sutta, 束縛經)」(SN1:65)에서 “갈애를 버려야 모든 속박을 자르게

          된다.”(SN.Ⅰ.40)고 했다. 즉 갈애를 버려야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다. 또 「상요자나-숫따(Saṃyojana-sutta, 結縛經)」(SN1:64)에서 “갈애를 버
          려야 열반이라 불리게 된다.”(SN.Ⅰ.39)고 했다. 이처럼 갈애와 열반은 정반
          대 개념인데, 하나로 묶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갈애의 속박에

          서 벗어나야 비로소 열반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어떤 천신이 붓다에게 “스승이시여mārisa, 당신은 어떻게 거센 물결을 건
          넜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붓다는 “벗이여, 나는 멈추지 않고 [모으려
          고] 아등바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센 물결을 건넜다.”(SN.Ⅰ.1)고 답했다. 이

          대화는 「오가-숫따(Ogha-sutta, 暴流經)」(SN1:1)에 나온다. 여기서 거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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