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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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은 윤회의 바다에서 생사가 거듭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거센 물결을
건넜다는 것은 열반을 증득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붓다는 머무르지 않고[appatiṭṭhi] 애쓰지도 않고[anāyūhaṃ] 폭류
를 건넜다고 한다. “멈추지 않고”는 번뇌 때문에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붓다는 번뇌와 속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아등바등하
지 않고”는 잘못된 정진을 통해 애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붓다
는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 바르게 수행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윤회
의 바다를 건널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폭류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즉 감각적 욕망의 폭류(kāma-ogha, 欲
流), 존재의 폭류(bhava-ogha, 有流), 견해의 폭류(diṭṭhi-ogha, 見流), 무명의
폭류(avijja-ogha, 無明流)이다. 감각적 욕망의 폭류는 눈·귀·코·혀·몸을
통한 다섯 가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집착이다. 존재의 폭류는 색계나 무
색계나 선정에 대한 집착이다. 견해의 폭류는 외도들이 주장했던 62가지
견해에 대한 집착이다. 무명의 폭류는 사성제四聖諦의 진리를 모르는 어리
석음을 말한다. 이 네 가지 폭류를 번뇌(asava, 漏) 혹은 속박(束縛, yoga)이
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웃디따-숫따(Uḍḍita-sutta, 묶임경」(SN1:67)에서도 천신이 붓다에게
물었다. “무엇에 의해 세상은 올가미에 걸려 있고, 무엇에 의해 에워싸여
있습니까? 무엇에 의해 세상은 닫혀 있으며, 어디에 세상은 확립되어 있습
니까?” 붓다는 이렇게 답했다. “갈애에 의해 세상은 올가미에 걸려 있고,
늙음에 의해 에워싸여 있다. 죽음에 의해 세상은 닫혀 있고, 괴로움 속에
세상은 확립되어 있다.”(SN.Ⅰ.40)
“갈애에 의해 세상은 올가미에 걸려 있다.”는 것은 갈애라는 밧줄이 말
뚝이라는 올가미 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갈애는 눈·귀·코·혀·몸·뜻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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