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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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을 상징하고, 말뚝은 형상·소리·냄새·맛·감
          촉·생각이라는 여섯 가지 감각대상[六境]을 상징한다. 즉 육근이라는 갈애
          가 육경이라는 말뚝에 묶여 옴짝달싹도 못한다는 뜻이다. “죽음에 의해 세

          상은 닫혀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죽을 때 고통스런 느낌이 너무 강해서

          마치 산에 가려진 것처럼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죽음에 의해 세상은
          닫혀 있다고 말한 것이다. “괴로움 속에 세상은 확립되어 있다.”는 것은 괴
          로움 위에 세상이 서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바세계를 ‘고

          해苦海’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서는 갈애가 괴로움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성제의 두 번째 진리인 괴로움의 일어
          남의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가 바로 갈애이다. 「담마짝까빠왓따나-숫따

          (Dhammacakkapavattana-sutta,  轉法輪經)」(SN56:11)에  따르면,  “비구들이

          여, 이것이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고집성제]이다. 그것이 바로 갈애이니,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 즐김과 탐욕이 함께 하며, 여기저기서 즐기는 것
          이다. 이른바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애[欲愛], 존재에 대한 갈애[有愛], 존재

          하지 않음에 대한 갈애[無有愛]가 그것이다.”(SN.Ⅴ.421)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ponobbhavika]”는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는 것, 즉
          재생再生을 의미한다. “즐김과 탐욕이 함께하며[nandī rāgasahagatā]”는 갈애

          가 즐김과 탐욕과 뜻으로는 하나라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즐기는 것[tatra
          tatra-abhinandini]”은 어느 곳에서 몸을 받더라도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주석서에서는 세 가지 갈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즉 “감각적 욕
          망에 대한 갈애(kāma-taṇhā, 欲愛)란 다섯 가지 감각적 욕망에 대한 탐욕
          의 동의어이다. 존재에 대한 갈애(bhava-taṇhā, 有愛)란 존재를 열망함에

          의해서 생긴 상견(常見, sassata-diṭṭhi)이 함께하는 색계와 무색계의 존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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