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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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연구원장, 현대불교사 사장 등을 역임하
                                  는 등 만년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1965년 4
                                  월19일 유명을 달리한 후 대한불교조계종의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그의 저술로는 『조선불교약사』, 『조선선종약
                                  사』,  『조선불교사개설』  등이  있고,  한국불교
                                  관련 사료집으로는 일본인 학자 에다 도시오

          사진 1. 권상로.
                                  와 함께 『조선왕조실록』의 불교 관계 기사를
          뽑아낸 『이조실록불교초존』, 전국 지명의 유래와 변천을 밝힌 『한국지명연
          혁고』, 6,300개가 넘는 전국 사찰의 연혁 및 자료를 집성한 『한국사찰전서』
          등을 남겨 관련 연구의 토대를 닦았다. 1947년에 펴내어 주목받은 『조선문

          학사』와 1970년대 후반에 간행된 『삼국유사』도 중요한 연구사적 위치를 차

          지한다. 그의 많은 저작들은 『퇴경당전서』 총10권(1990)에 수록되었다.
           권상로가 추구한 학문연구의 경향과 그 성과에 대해 살펴보자. 그는
          1912년 자신이 주관한 『조선불교월보』에 인도와 중국, 한국과 일본의 불교

          사를 간략히 개관하였고, 일본 근대 불교사학의 개창자인 무라카미 센쇼

          의 『불교통일론』 일부를 번역·수록했다. 무라카미가 제시한 연구방법론은
          ‘주석, 비평, 역사, 비교’ 연구였다. 문헌 실증주의에 의한 역사학적 접근은
          근대 불교연구의 핵심 방법론이었는데, 권상로에 의해 이른 시기에 국내에

          소개된 것이다.

           1910년대에는 조선총독부에 의해 한국의 역사 문화, 민속과 종교 등에
          대한 문헌 및 유물 조사가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이는 식민통치를
          위한 학술종교 조사사업의 일환이었지만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집성과 축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조사를 위한 기초 자료로 1911년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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