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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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찰사료』와 「조선불교관계서적해제」가 먼
저 만들어졌고, 1910년대 후반에는 문헌 수집
과 정리를 토대로 한 가시적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바로 권상로의
『조선불교약사』(1918)이다.
『조선불교약사』는 ‘간략한 역사’라는 제목처
럼 한국불교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 관련 기록
을 뽑아서 시간 순서대로 기술하고 저자의 해 사진 2. 경북 문경문학관의 '퇴경당
권상로 박사 기념관'에 있는 상像.
석과 평가를 붙인 편년체 사서이다. 이 책은
체계를 갖춘 주제별 서술은 아니지만 삼국시대부터 20세기 초까지 전 시
기를 다룬 근대기 최초의 한국불교사 개설서이다. 권상로는 범례에서 승
려교육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으며, 자료 수집의 어려움과 독자의 수준 등
을 고려해 계통적 편성이 아닌 편년체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본서는
삼국, 고려, 조선의 3편, 108항목에 걸쳐 한국불교의 역사 전체를 다루고
있다. 1편에서는 불교 전래를 기점으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불교의 사
건, 인물, 사찰과 사적 등을 39개 항목에 걸쳐 정리했다. 2편은 34개 항목
에서 고려불교의 주요 사건, 제도, 인물 등에 대해 서술했다. 3편은 35개
항목으로 조선의 불교의례와 사찰 중창, 승려의 행적과 제도 변화 등을 다
루었다.
부록의 「제종종요」는 천태종, 화엄종, 법상종, 선종 등 동아시아 불교 각
종파의 연혁과 교리, 한국에서의 전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간추린 것으로,
일본학계의 종파불교 이해를 토대로 하여 한국불교의 종파 및 교단사를 추
가해 작성했다. 이어 「불조약계」에서는 18세기 후반에 나온 『서역중화해동
불조원류』에 의거해 인도에서 중국, 조선으로 이어져 온 선종의 전등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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