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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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없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가 형태 변화를 해서 성령으로 이 세상의 모
든 사람들에게 분신화신分身化身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 사람마다 다 성령
이 있으니 이 성령 속에서 하나님을 찾자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물론 성령
에 대해서는 기독교 내에서도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여기서
는 절대적인 하나님 곧 초월신이 아닌, 인간에 내재한 내재신內在神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인간이 하나님이고 인간 속에 하
나님의 절대성이 들어 있음을 말합니다. 불교에서 모든 사람에게 다 불
성佛性이 있다 하는 것과 통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러한 기독교 무신론을 주장하는 진보적·급진적 신학자들에 대해 보
수 교단의 목사들은 심한 반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극도로
발달된 오늘날에도 초월적인 신의 존재만을 계속 주장한다면 기독교는 언
젠가는 이 현실 사회에서 파멸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인이 납득
할 수 있는 하나님을 새롭게 인식하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한 번
의 출애굽을 해야 한다고 서남동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애
굽에서 압박받던 유대 민족이 모세의 지도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으로 탈출하였듯이, 오늘의 기독교도 새롭게 해석된 신을 재발견하고 기
독교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원룡姜元龍 목사라고 하면 종교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권위 있는 분으
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분이 어느 잡지에 ‘과학 앞에 사라진 신神’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그 글에서 그는 “저 푸른 허공을 아무리 쳐다보고
쳐다보아도 거기에는 천당도 없고 하나님도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노인’이라고 표현하면서 성경에서 말씀한 하나님을 보려고 망원
경을 설치해 놓고 눈을 닦고 보아도 보이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과학의 발
달에 따라 여러 가지 면에서 검토해 본 결과 신이 저 허공에는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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