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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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불 속에서 얼음을 구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
다. 부처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마음이 부처인 것입니다. 이때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육단심肉團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방
에 가득 차 있어 유정有情, 무정無情이 똑같이 갖고 있는 그 마음을 말합
니다. 곧 유정도 부처님 마음을 갖고 있고 무정도 부처님 마음을 갖고 있
으니 그것이 곧 법계장신法界藏身이며 아미타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부처님은 시방세계에 가득 차 있어서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고 피할래야 피할 수 없다고 밝히지 않고, 왜 서방西方에 있다고 하면
서 그곳에 갈 수 있느니 없느니 하고 빙빙 돌려서 말씀했는가? 그것은 앞에
서도 이야기했듯이 하나의 방편설方便說입니다. 사람들의 지혜가 발달되기
전에는 그 지혜의 정도에 맞추어서, 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또 그 사람의
지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부득이 사실과 꼭 같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거짓
으로 꾸며서 전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선의의 거짓말을 해 가면서 지혜
를 자꾸자꾸 향상시켜 가면 마침내 참말을 이해할 만큼 성장하게 됩니다.
그때에는 지금까지 한 말은 참말을 알게 하기 위한 거짓말임을 일깨워 줍니
다. 이렇게 하는 것을 방편설方便說 또는 방편가설方便假說이라고 합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이대로가 극락이
라고 하면, 그는 미친 소리라고 비웃거나 아니면 화를 낼 것입니다. 지금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고 있는데 여기가 극락이라니 마치 사람을 놀리는 말
처럼 들릴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끝까지 현실 이대로가 바로 극락세계라
는 사실을 믿지 않고 그것은 거짓된 말이라고 부정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을 바로 가르치기 위해 “저 서방에 극락세계가 있
으니 부지런히 아미타불을 외고 수행하면 그곳에 갈 수 있다.”고 방편을 쓰
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극락세계로 가기 위해서 열심히 아미타불을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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