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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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하다면 그것은 망상이지 실제로 깨달은 것이 아니다. 공부를 하다가 기
특한 지견이나 경계가 나타나면 제불조사를 초월했노라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만나보면 대부분 오매일여는 고사하고 동정일
여動靜一如도 되지 않은 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흔하고 흔하다. 그것이
병인 줄 알아차리면 다행이지만 대단한 보물인 양 끝끝내 지키고 자랑한
다면 결국 ‘어리석은 죽음’에 이르는 일밖엔 없다. 그러니 아무리 대단한 지
견을 얻고 휘황한 경계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그 경계가 꿈속에 일여한지
깊은 잠이 들었을 때도 일여한지 반드시 점검해야만 한다. 만일 그렇지 못
하다면 그것은 망상의 인연으로 나타난 경계이지 바른 깨달음이 아님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8-2】 ①담당준湛堂準이 대혜大慧 1) ✽ ①담당문준이 대혜종고에게 말
에게 말하였다. “고상좌杲上座여, 나 했다. “대혜 수좌여! 나의 가르침을
의 선법禪法을 그대가 일시에 이해 그대가 전부 이해해 설법도 잘하고
하여, 설법을 하라면 설법을 잘 하 염고, 송고, 소참, 보설 등도 잘 한
2)
고 염고송고拈古頌古 나 소참보설小 다. 다만 한 가지 일이 없다(참다운
3)
參普說 할 것 없이 잘 한다. 그러나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다). 깨어 뚜렷하
일건一件 사실이 있어 실오實悟가 게 생각할 때에는 문든 화두가 똑
아니다. 그대가 성성惺惺히 사량思 같이 들려도 잠들면 화두가 사라진
量할 때에는 문득 선禪이 있으나 겨 다. 만약 이와 같다면 어떻게 삶과
우 잠들었을 때에는 문득 없어진다. 죽음의 문제에 대적하겠는가?” 대
만약에 이러할진대 어찌 생사를 당 혜가 “그것이 바로 제가 의심하는
적當敵하리오.” 고杲가 “참으로 이것 부분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저의 의심하는 바입니다.”라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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