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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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圜悟는 다만 수지手指로 가리키며,             추고 멈추어라. 그릇된 생각을 쉬어
          “그만하고 그만하라. 그리고 망상을             라! 그릇된 생각을 쉬어라!”고만 말
          쉬어라, 망상을 쉬어라.”고 말할 뿐            했다. 원오는 또 “그대가 말한 수많

          이었다. 그리고 또한 “그대가 지금             은 그릇된 생각이 끊어질 때 그대

          설법하는 허다許多한 망상이 단절될              스스로 자나 깨나 화두가 똑같이
          때에 그대 스스로 오매항일처寤寐恒              들리는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고
          一處에  도달하리라.”고  하였다.  초          했다.

          문初聞하고는 또한 신종信從하지 않                (대혜는) 처음 듣고는 믿지 않았

          아서 매양每樣 말하기를, “내가 스스            다. 매일 나 자신(대혜)은 ‘깨어 있는
          로 회고하여 보건대, 오寤와 매寐가             것과 잠들어 있는 것은 분명히 서
          분명히 양단兩段이어늘 어찌 감히 크             로 다른 것이거늘 어떻게 감이 입

          게  개구開口하여  선禪을  설하리오.           을 열어 선禪을 말한다 말인가! 자

          다만  오매항일寤寐恒一이라  한  불            나 깨나 똑같이 화두가 들린다는
          어佛語가 망어妄語라면 나의 차병此              부처님의 말씀이 그릇된 말이라면

          病을  제거할  것  없지마는,  불어佛          이 병을 제거할 필요가 없지만, 만
          語가 과연 중생을 기만하지 않으면              약  부처님  말씀이  사람을  속이는

          이는 내가 아직 미달未達한 것이다.”            것이 아니라면 이는 내가 아직 알지
          후일에 훈풍熏風이 남南으로부터 취              못한 것이다.’고 생각했다.
          래吹來한다는  설법을  듣고,  홀연히              후일  ‘따뜻한  바람이  남쪽에서

          심중心中에  애응碍膺된  물건을  거            불어온다.’는 말을 듣자 홀연 가슴

          각去却하고서  바야흐로  몽시夢時가             에 응어리져 있던 물건이 완전히 사
          곧 오시寤時와 같고 오시寤時가 곧              라지고 비로소 꿈꾸는 시간이 깨어
          몽시夢時와 같음을 알게 되니, 오매             있는  시간이고  깨어  있는  시간이

          항일寤寐恒一이라 한 불언佛言을 알              꿈꾸는 시간과 같음을 알았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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