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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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나 제자 때문에 불명예를 얻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정한
          잠재의식’과 ‘다가오는 번뇌의 오염’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순서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인간의 ‘마음은 본래 청정하다[心
          性本淨]’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

           ‘심성본정 객진번뇌’를 주장하는 이 구절은 위에서 인용한 『앙굿따라 니까
          야』에서만 나타난다. 또 이 구절은 니까야의 다른 곳에서 설명하는 마음과
          는 그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대림 스님은 이 부분을 번역하면서, 혹시 붓다

          가 본래 자성이 청정한 영원불멸하는 마음을 설한 것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

          을 경계하여 다음과 같이 당부하고 있다.


              “초기경들 전반에서 예외 없이 마음은 항상 연기적 존재이고 조건

              발생이고 연이생緣以生일 뿐이라서 이러한 마음은 대상 없이는 일

              어나지 못하는 조건생·조건멸이고, 찰나생·찰나멸이다. 그래서 바
              로 위의 경에서 마음은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비유를 들 수
              조차 없다고 하셨다. 마음을 불변하는 그 무엇으로 상정해버리면

              그것은 즉시에 외도의 자아이론과 같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림 옮김, 『앙굿따라 니까야』 제1권, p.88)


           니까야에서는 마음이란 조건에 따라 일어나고 조건에 따라 소멸하는 것이

          라고 일관되게 설명한다. 이른바 찰나생·찰나멸하는 것이 마음이다. 이처럼

          마음은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비유를 들 수조차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불변하는 어떤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다. 만약 마
          음을 불생불멸하는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바라문교에서 주장하는 아

          뜨만(ātman, 自我)의 개념과 차이가 없게 된다. 대림 스님은 이 점을 강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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