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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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을 철증徹證하여야 비로소 파 함과 비춤이 같이 있으되 고요함과
참벽안罷參碧眼이다. 비춤이 없는, 밝음과 어둠이 함께
있는 궁극의 분별없는 마음의 경지
를 확실하게 깨달아야 비로소 눈
푸른 납자의 지도를 받지 않는다[스
승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
【강설】 조동종의 가르침이 참 자세한데 그 가운데서도 굉지宏智 선사의 가
르침은 더더욱 면밀하다. 한 번 깨치면 영원히 깨쳐 다시는 혼매하지 않으
니, 크게 죽었다가 살아난다면 억천만겁이 지난다 하더라도 그 광명이 여
여해 절대로 혼미한 법이 없다. 그런 크고 고요한 광명, 대적광大寂光이 바
로 부처님의 경계이고 대조사들의 경계이다. 이를 성취해야만 비로소 공
부를 성취한 사람이고, 공안을 바로 안 사람이고, 견성한 사람이고, 성불
한 사람이다. 그러기 전에는 망상경계에 지나지 않는다. 제8 아뢰야식의 무
기까지 완전히 벗어났을 때라야 참으로 적적한 대광명이 빛나니, 이를 두
고 선문에서는 “활구에 바로 깨치면 영원토록 매하지 않는다.”고 표현한다.
적막한 경계에 눌러앉는다면 죽기만 하고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니 그것은
견성이 아니다. 그래서 종문에서는 8지 이상의 대자재 보살 경지라도 제8
마계라 하여 극력 배제했던 것이다.
【9-13】 ①이 대사각활大死却活한 심 ✽ ①다만 이 크게 죽었다 살아난
처深處는 고불古佛도 도달치 못하였 깊은 곳은 옛날의 부처도 도달하지
으며 천하 노화상老和尙도 또한 도달 못했으며 천하의 선지식들도 도달
치 못하였으니, 설사 석가와 달마라 하지 못한 곳이다. 설사 석가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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