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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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란 범절 있고 간 맞게 물 익혀 먹는 것’이다.”
필자가 전하고 있는 효당 스님의 말씀은 사실 어떤 책에도 언급된 적이
없는 내용이다. 1973년 출간된 『한국의 차도』, 2006년 효당 최범술 스님 추
모 학술대회 자료집과 추모집, 『찻잔에 비친 老佛微微笑』(사진 1)은 물론
2013년 민족사에서 출간된 3권의 『효당 최범술 문집』(사진 2) 어디에도 위에
서 언급한 효당 스님의 말씀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스님의 말씀은 필자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스님의 말씀은 다
솔사 수련회 강의 중 하셨던 말씀으로, 당시 강의 내용을 녹음하여 되풀
이 들은 필자에게는 활자가 아닌 스님의 육성 그대로 마음속에 남아 차에
대한 끊임없는 상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다.’라는 말씀에는 차에 대한 스님의
생각이 담겨 있고, 그 의미를 헤아려 보면 ‘차는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아
니니 편한 마음으로 마시는 기호음료로 대하라’는 것이다.
이제 ‘차도란 범절 있고 간 맞게 물 익혀 먹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은
차도茶道에 대한 스님의 생각이 담겨 있는 것으로 ‘차도는 별다른 것이 아
니라 지극한 마음으로 법도에 맞게 차생활을 하는 데서 마음속으로부터
자연히 우러나오는 것이며, 또한 차생활을 하면서 양변을 모두 함유하되
양변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며, 오미五味를 모두 가지되 하모니를 이루는 차
맛을 내는 일상의 차생활에서 자연히 참되고 한결같은 마음이 솟아 나오
는 것이 차도茶道’임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감히 사족蛇足을 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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