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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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의 상대론: 뉴턴역학의 관점     이 문제를 뉴턴역학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뉴턴역학에서 속도란 관측자와 관측 대상 사이의 상대속도
             다. 기차 안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들고 있는 찻잔이 정지해

             있고, 기차 밖에서 이를 보는 사람에게는 찻잔이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그러므로 찻잔의 속도가 얼마냐는 것은 물음 차제가 잘못이다. 누가 보느
             냐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뉴턴역학에서 속도는 관측자와 관측 대상이 어
             떤 관계의 맥락을 맺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게 갈릴레이의 상대론

             이다.

               이제  2차원  운동을  생각해  보자.  갈릴레이는  포물선운동parabolic
             motion을 두 좌표의 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정한 속
             도로 움직이는 배 위에서 공을 위로 던진다고 하자. 배에 탄 사람에게는

             공이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수직 운동을 한다. 그러나 해안가

             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이 포물선운동을 한다. 배의 속도가 공의 수직 운
             동에 더해지기 때문이다. 배의 수평 운동과 배에 탄 사람이 보는 공의 수
             직 운동이 합쳐진 것이 해안가에서 보게 되는 공의 포물선운동이다. 이 포

             물선운동은 수직운동과 수평운동으로 나누어질 수도 있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다. 이 두 사람은 공의 운동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
             를 하지만, 둘 중의 어느 하나가 옳고 다른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다. 공 자
             체는 직선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포물선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어

             떤 운동을 하는지는 이 공을 누가 관측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체의 운

             동은 관측 대상과 관측자 사이에 형성된 관계의 틀에 의해 결정된다.


             지구의 공전     기차 안의 찻잔이나 배 위의 공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사

             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앞에서 논의한 것과 같은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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