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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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음은 본래 만법을 구족하고 있기 때문에 능히 온갖 일들을
              성립시킨다. 경에 이르되, 삼계에는 차별의 법이 없으나 이 한 마
              음이 짓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삼계란 욕계·색계·무색계

              이다[[出華嚴經] 一心者, 一念之心也. 心性周偏, 虛徹靈通. 散之則應萬事, 斂之而

              成一念. 是故若善·若惡, 若聖·若凡, 無不皆由此心. 以心本具萬法, 而能成立衆事.
              經云: 三界無別法, 惟是一心作, 是也. 三界者, 欲界·色界·無色界也].”


           위 설명은 일심을 대승불교의 시각에서 해석한 것이다. 나중에 다시 언

          급하겠지만, 만약 일심을 이와 같이 해석하면 자칫 ‘일심’이라는 불변하는
          실체가 있는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엄격히 말하면 마음은 실체
          가 없다. 마음이란 조건에 따라 일어나고 조건에 따라 소멸할 뿐이다. 이

          른바 찰나생·찰나멸하는 것이 마음이다. 뿐만 아니라 이 마음은 너무나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좀처럼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반 불자들이 가장 혼란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불교술어가 바로 ‘일심’
          이다. 대장경에서 일심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술

          어인 ‘일심一心’과 순우리말 ‘한마음’의 의미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

          다. 순우리말 ‘한마음’은 사전에서 ‘하나로 합친 마음’ 또는 ‘변함없는 마음’
          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정신수대장경』에 일심이라는 단어가 19,358회 나온다. ‘일심’의 용례

          를 분석해 보면 대략 네 가지로 쓰인다. 즉 ①대립이나 차별을 떠난 평등한

          마음. ②한곳에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은 마음, 즉 통일된 마음. ③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청정한 성품. ④아뢰야식阿賴耶識 등이다.
           첫째는 일심이 대립이나 차별을 떠난 평등한 마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불설적지과경佛說寂志果經』에서 “일심을 평등하게 하여 바른 계를 닦고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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