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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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는 현재 살아
있는 신앙임과 함께 역
사적으로는 인간 혼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그 탐구, 동경, 그리고
그 달성을 고하는 갖가
사진 2. 『스즈키 다이세츠 전집』, 마츠가오카 문고에서.
지 경사스런 외침은 모
두 그 속에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는 동양만의 유산이 아니다.
그것은 서양에도 손이 미치는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동서철학자
대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하거나 옥스퍼드, 캠브리지, 예일,
하버드 대학 등에서 선과 일본문화, 불교철학을 강의했다. 당대 동서양의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교류하며 불교를 통한 동서양의 소통을 논했다.
흔히 동양의 선을 서양에 소개했다는 그의 업적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
다. 특히 미국에서는 선을 전수한 초기의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의 선
이 미국화 된 사찰의 곳곳에는 그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 근대 서양의
학문을 자기화한 위에 동아시아불교의 정수인 선을 일본인의 프리즘을 거
쳐 서양에 소개되었다는 점은 근대학문을 선점한 일본으로서는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지금도 일본의 TV에서는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 스즈키
의 흑백 동영상을 보낸다. 삶의 본질을 설파하는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그
의 풍모가 새삼 근대 일본의 흥망성쇠에 일갈하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그의 선의 논리이다. 그는 선의 본질
을 무분별과 즉비卽非의 논리로 본다. 「반야의 논리」에서 『금강경』의 “불타
가 설한 반야바라밀이 즉 반야바라밀이 아니므로 이를 반야바라밀이라고
부른다[佛說般若波羅蜜, 卽非般若波羅蜜, 是名般若波羅蜜].”는 구절을 인용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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