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4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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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초와 불교사상
실제로 양계초가 불교를 처음 접촉한 것은 1891년 강유위의 만목초당에
서 공부하며 불경을 읽었던 때이다. 그는 강유위에 대해 “양명학에서 불교
로 들어갔다. 따라서 선종에서 가장 많이 얻었고, 화엄종을 귀결점으로 삼
았다.”고 하여, 강유위가 화엄종을 숭상하고 선종의
경향이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는 또 하증우(夏曾佑, 1865-1924)가 담사동과 양계
초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변
법운동을 형성하며 불교를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하였
다. 그는 “진여생멸 두 문의 상황에 대해 불교에는 견
해가 있는 것같았으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크게는 인
사가 누적되고 오랫동안 육근이 시키는 대로 하고 스
스로 주인이 되지 못했으며 나아가 타락할까 하고 두
『불학연구십팔편佛學硏究十八篇』, 려워하였다.”고 하여, 출가를 희망할 정도로 불교에
天津: 天津古籍出版社, 2005.
양계초가 불교에 대해 쓴 중요한 심취하였다. 이것은 불교 사상을 통해 무량세계를 구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하고자 한 의도와 연관된 것이다.
1895년 청일전쟁에서의 중국의 패배는 양무운동의
파산을 선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따라서 중국은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해
야 했는데, 강유위가 주도하는 변법파가 그러한 역할을 하였다. 양계초는
강유위를 도와 변법운동의 중앙에 서서, 1895년부터 변법을 추진하는 거인
들의 모임인 강학회强學會의 서기가 되어 활동했으며, 1896년에는 『시무보時
務報』라는 잡지의 주필을 담당하면서 변법을 설명하고 선전하는 글인 「변법
통의變法通議」를 연재하였다. 그러나 1898년 광서제의 결단에 의해 탄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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