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P. 41
【강설】 동산수초洞山守初 선사는 운문문언 선사의 상수제자이시다. 제8 아
뢰야식의 경계는 8지 이상 대자재 보살의 경계이다. 허나 동산 스님은 견
성이 아닐 뿐더러 도리어 마구니의 경계라고 통렬히 경책하셨다. 그러니 추
중망상도 끊지 못한 8지 이하의 경계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는 동산 스
님만의 말씀이 아니다. 참다운 선지식들은 한 결 같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일을 도모함에 있어 시초가 어긋나면 영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법이다.
공부를 하려면 시작할 때에 소견이 바로 서야지 소견이 바로 서지 못하면
끝끝내 어긋나고 만다. 서울 간다고 나섰다가 삼랑진도 못 가 서울에 도착
했다고 떠벌리니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자기만 서울 땅을 밟지 못한 것
이 아니라 다른 사람 서울 길마저 막는 꼴이니 삼가고 또 삼갈 일이다. 자
재 보살의 경지도 마구니 경계라고 매섭게 경책했는데 추중망상도 없애지
못한 해오解悟를 견성이라 여긴다면 이는 마구니 중에서도 아주 저급한 마
구니라 하겠다.
【10-3】 1. ①담연湛然히 공공적적空 ✽ ①맑고 텅 비어 결함 없이 밝으
空寂寂하여 원명부동圓明不動함이 며 움직임 없는 것이 ‘큰 거울 같은
대원경지大圓鏡智니라. ①湛然空 깨끗한 지혜’이다.
寂하야 圓明不動이 卽大圓鏡智니
라. (①『頓悟要門』, 『卍續藏經』110, p.848a)
【평석】 미세유주를 초출超出하여 ✽ 미세한 의식의 흐름에서 벗어나
구경무심을 증득하면, 육조의 말씀 궁극의 분별없는 마음을 증득하면
과 같이 원명상적조圓明常寂照한 무 육조가 말한 것같이 ‘결함 없이 밝
상無上 대열반이 즉 경지鏡智이다. 고 항상 고요하게 비추는’ 위없는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