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P. 27

【강설】 적과 조는 함께 흐르는 법이니, 구름이 걷혔다는 말은 곧 햇빛이 비
             친다는 얘기고, 햇빛이 비친다는 말은 곧 구름이 걷혔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체 망상이 다 소멸됐다는 말은 지혜 광명이 드러났다는 뜻이고 대지혜

             가 드러났다는 말은 일체 망념이 다 끊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니 적과 조가

             같이 흘러 항상 적정하면서 항상 비추고 항상 비추면서 항상 적정한 것이
             다. 그래서 육조 스님께서도 “무상대열반이여, 원명상적조로다.”라고 말씀
             하신 것이다. 만일 고요하기만 하고 비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돌멩이나 나

             무토막과 같고, 비추기만 하고 고요하지 못하다면 들뜬 상념에 지나지 않

             는다. 항상 고요하면서 항상 비추지 못한다면 견성이 아니고 대열반이 아
             니다. 이는 선종뿐만 아니라 교가에서도 한결 같이 하는 말이다.



             【12-4】 ①선적禪寂은 지조智照가 아            ✽ ①선정의 고요함은 지혜로 관조

             니면 그 적정寂定을 궁극窮極할 수               하지 않으면 그 고요한 선정의 궁극
             없으며, 지조智照는 선적禪寂이 아니              적인 경지에 다다를 수 없고, 지혜
             면 그 혜조慧照를 심달深達할 수 없              로 관조함은 선정의 고요함이 아니

             으니, 선적과 지조가 쌍류雙流하면               면 깊고 깊은 관조의 경지에 도달할

             불과佛果를 성취하느니라. 경에 말               수 없다. 선정의 고요함과 지혜로
             하되, 불타는 대승에 자주自住하나               관조함이 함께 이뤄져야 비로소 부
             니 그 소득所得한 대법大法은 정혜의              처님의 경지, 즉 깨달음을 성취한

             공력功力으로 장엄하여 이로써 중생               다. 경전에는 ‘부처님은 스스로 대

             을 제도하느니라. ①禪非智면 無以               승에 머무시며 증득한 가르침처럼
             窮其寂이요  智非禪이면  無以深其               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장엄하여 중
             照니  故로  寂智雙流하면  方成佛              생들을 제도 하신다.’고 나온다.

             果니라 經에 云 佛自住大乘하나니



                                                                          25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