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P. 112
차 속에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우주의 전 모
습을 발견할 수 있다.
차 마시는 것이 그대로 우주의 몸짓이요, 생명살림의 아름다운 춤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차 마시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이러한 차 마심은 차 마시는
행위 자체가 수행의 방편이며 차 마시는 그 자리가 선禪이 됨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찻잔의 찻물이 비추는 것이 거울에 비유되고, 찻물에 비추
는 현상이 환영幻影에 비유되고, 찻물색은 투명한 허공에 비유되고, 명상
찻잔의 꽃모양과 문양이 연꽃에 비유되어 마음이 꽃처럼 열리고 깨어나는
것이다. 끝으로 지운 스님의 시 ‘연꽃 무아차無我茶’를 송하며 차 한 잔 음
미해 보시기 바란다.
연꽃 무아차
잘난 마음
어긋난 마음
상처받는 마음
닫힌 마음
서로 모여
정성어린 차 주고받으니
빈 마음 되어
너 나 열림이니
진흙에 핀 연꽃처럼
무아無我로서 깨어나네.
110